‘Chip War’ 저자, 크리스 밀러 교수와의 인터뷰
반도체는 “21세기 석유”이자 글로벌 경제의 생명선
대만 TSMC 리스크와 미·중 경쟁은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변수
AI 확산은 반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며, 공급망 안정화·비용 절감 전략이 향후 글로벌 경제의 핵심 과제
본 자료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칩 워(Chip War)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Chiris Miller) 미국 터프츠 대학 국제사 교수가 2025년 2월 인터뷰한 내용을 한국(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가 번역하여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자료원 : The Freethink Interview 유튜브 채널). 대담자의 견해는 전적으로 대담자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
요약 (Executive Summary) |
AI 반도체 전쟁과 세계 경제의 리스크
1. 반도체의 전략적 중요성
반도체는 모든 디지털 기술의 근간이며, 스마트폰·PC·AI·자동차 등 전 분야에 필수적.
칩 생산은 극도로 정밀한 기술과 글로벌 공급망을 필요로 하며,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첨단 칩을 생산할 수 없음.
첨단 칩 생산 기업은 전 세계 단 3곳뿐이며, 특히 **대만 TSMC가 글로벌 첨단 칩의 90%**를 공급.
2.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대만 긴장
대만은 세계 경제의 핵심 병목 지점.
중국은 대만 무력 통일을 위협하고 있으며, 미사일 발사·해상 봉쇄 훈련 등으로 압박.
대만의 칩 생산은 미국·일본·유럽의 소재·장비·에너지에 의존 → 공급망 충격 시 생산 중단 가능.
대만 칩 생산 붕괴 = 전 세계 경제 위기
3. 반도체 산업 구조와 글로벌 분업
설계: 미국 (엔비디아, AMD, 애플 등)
제조: 대만, 한국
소재·화학: 일본
장비: 네덜란드, 일본, 미국
패키징·조립: 말레이시아 등
➡ 글로벌 공급망 없이는 첨단 칩 생산 불가.
4. 팬데믹과 공급망 교훈
코로나19 기간, PC 수요 급증·자동차 수요 급감 등으로 칩 부족 사태 발생.
자동차 산업은 단 하나의 저가 칩이 없어도 생산 불가 → 수천억 달러 손실.
이는 대만 TSMC 같은 대형 파운드리에 문제가 생길 경우, 훨씬 심각한 위기 발생 가능성을 시사.
5.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미국: 첨단 AI 칩의 중국 수출 제한 → 중국의 AI 발전 속도 저지.
중국: 세계 최대 칩 수입국 (연간 수입액 = 원유 수입액 수준).
중국 최대 기업 SMIC는 TSMC보다 약 5년 뒤처짐 → 첨단 AI 분야에서 격차 존재.
양국 모두 칩을 전략 무기로 간주하며 경쟁 심화.
6. AI 시대와 반도체 수요 폭발
ChatGPT 출시(2022년) 이후, 글로벌 빅테크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AI 데이터센터 확충.
AI는 방대한 데이터 학습을 위해 초고성능 칩 필요 → 엔비디아 등 GPU 수요 급증.
향후 과제: AI 비용 절감 → 특정 모델·용도에 최적화된 칩 개발이 핵심.
구글, MS, 메타 등은 자체 AI 칩 개발 착수.
7. 전망: 무어의 법칙과 미래 경제
무어의 법칙은 여전히 유효 → 칩은 더 작고, 빠르고, 싸질 것.
그 결과 칩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예: 자동차 1대당 칩 1,000개 → 10년 내 1만 개 가능.
세계 경제의 지속 성장 여부는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에 달려 있음.
인터뷰 번역본 (주요 내용 위주) |
AI 반도체 전쟁이 어떻게 세계 경제를 파괴할 수 있는가
크리스 밀러, Freethink 인터뷰
반도체 연구의 시작과 깨달음
제가 반도체를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칩이 어디에나 있으니 쉽게 만들 수 있는 거겠지. 반면 핵무기는 소수의 정부만 통제하니 만들기 어렵겠지.
그런데 곧 그 반대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핵무기는 1960년대 이후로 기술 발전이 거의 없었고, 만들기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심지어 북한조차 만들 수 있을 정도죠.
반면 반도체 칩은 작고 싸기 때문에 어디에나 쓰입니다. 그런데 작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기술입니다.
오늘날 최첨단 프로세서 칩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단 3곳뿐입니다. 스마트폰, 컴퓨터, AI에 쓰이는 핵심 칩들이죠. 그런데 이런 칩들 중 일부는 오직 대만의 단 하나의 공장에서만 생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문제가 생겨 대만산 칩 접근이 끊기면, 이는 반도체 산업만이 아니라 전 세계 경제 전체에 치명적인 리스크가 됩니다.
반도체가 세계를 지탱하는 방식
저는 크리스 밀러, 플레처 스쿨 교수이자 『칩 워(Chip War)』의 저자입니다.
처음 반도체에 관심을 가진 건,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반도체를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술을 말할 때 SNS, 검색엔진, 스마트폰 앱을 떠올리지만, 그 모든 기반은 칩입니다.
칩은 손톱만 한 실리콘 조각에 수천만,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새겨진 장치입니다. 트랜지스터는 회로를 켜고(1), 끄는(0) 스위치 역할을 하며, 그 조합이 바로 컴퓨팅과 데이터 저장의 기반입니다.
트랜지스터의 발명과 집적회로의 등장
트랜지스터가 나오기 전에는 컴퓨터가 진공관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진공관은 열을 많이 발생시키고 속도도 느렸습니다. 게다가 불빛에 벌레가 달려들어 ‘디버깅(debugging)’이란 말이 실제로 벌레를 제거하는 것을 뜻하던 시절도 있었죠.
20세기 중반, 벨 연구소의 쇼클리·바딘·브래튼이 트랜지스터를 발명했습니다. 초기에는 전화망을 위해 개발됐지만 곧 다양한 기기에 활용됐습니다.
이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페어차일드가 여러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반도체 조각에 집적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최초의 칩이 탄생했습니다. 이는 복잡한 배선을 하나의 블록으로 단순화하여 신뢰성과 소형화를 동시에 이끌어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무어의 법칙
초기 칩은 미 항공우주 프로그램과 무기 시스템 등 정부 프로젝트에 쓰였지만, 곧 민간용 컴퓨터·계산기에도 적용되며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1969년 설립된 인텔은 PC 칩에 집중했고, 결국 세계 최대의 PC용 칩 생산업체가 되었습니다.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가 제시한 무어의 법칙은 “칩의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경험칙으로, 경제 논리에 가깝습니다.
이 법칙은 지난 수십 년간 실제로 맞아떨어졌습니다. 그 결과 칩은 나노미터(원자 크기 수준) 단위까지 소형화되었고, 코로나바이러스의 절반 크기에 불과한 트랜지스터도 등장했습니다.
가장 정밀한 기계, 반도체 생산
최첨단 칩 생산은 인간이 직접 할 수 없을 만큼 정밀한 작업입니다.
한 반도체 생산 장비(네덜란드 ASML사의 최신 노광기를 일컬음 – 번역자 주)는 가격만 3억 5천만 달러(약 5,000억원 – 번역자 주)에 달하며, 인류가 만든 가장 평평한 거울, 가장 강력한 레이저 등이 사용됩니다. 심지어 주석 구슬을 진공에서 낙하시킨 뒤 레이저로 두 번 폭발시켜 태양 표면보다 40배 뜨거운 플라즈마를 만든 후, 그 빛으로 실리콘에 트랜지스터를 새깁니다.
이는 인류가 만든 가장 복잡하고 비싼 기계이며, 모든 첨단 칩 생산에 필수적입니다.
글로벌화된 반도체 공급망
반도체 산업은 태생부터 글로벌했습니다.
설계: 미국
생산: 대만, 한국
화학소재: 일본
장비: 네덜란드, 일본, 미국
예를 들어 스마트폰 칩은 대만에서 제조되지만, 미국·네덜란드 장비와 일본 소재가 필수적이며, 최종 패키징은 말레이시아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어느 한 지역도 혼자 첨단 칩을 만들 수 없습니다.
팬데믹과 공급망 충격
코로나19로 PC 수요는 폭증했지만 자동차 수요는 급감했다가 다시 회복되면서 칩 수급이 꼬였습니다. 자동차 업계는 단 하나의 저가 칩이 없어도 완성차를 생산할 수 없었고,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 사태는 대만 TSMC 같은 거대 칩 생산업체에 문제가 생길 경우, 훨씬 더 심각한 위기가 닥칠 것임을 보여줬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TSMC
세계 최대 칩 제조사인 대만 TSMC는 스마트폰·컴퓨터용 최첨단 칩의 90%를 생산합니다.
1987년 모리스 창이 “설계는 하지 않고 오직 제조만” 하는 파운드리 모델을 세운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 전략 덕분에 애플, 엔비디아, 퀄컴, AMD 등 세계적 기업들이 고객이 되었고,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으로 불립니다.
따라서 대만에서 생산이 중단되면 전 세계 경제는 마비될 수 있습니다.
지정학적 위기와 칩 전쟁
중국은 대만을 무력으로 통제하겠다고 위협해왔고, 최근 미사일 발사와 해상 봉쇄 훈련으로 압박했습니다.
대만의 칩 생산은 일본·미국·유럽에서 수입되는 에너지, 소재, 부품에 의존하기 때문에, 조금만 차질이 생겨도 멈출 수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모두 칩을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엔비디아 같은 AI 칩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AI 발전을 늦추려는 전략입니다.
중국은 매년 칩 수입에 쓰는 돈이 원유 수입액과 맞먹습니다. 하지만 중국 최대 업체 SMIC는 TSMC보다 5년 뒤처져 있고, 이는 AI 등 최첨단 분야에서 성능 격차로 이어집니다.
AI 붐과 칩 경쟁의 미래
2022년 ChatGPT 출시 이후, 빅테크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AI는 더 많은 데이터 학습을 위해 더 강력한 칩을 요구하고, 이는 엔비디아 같은 기업의 초고성능 칩 수요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AI의 진짜 과제는 비용 절감입니다. 지금은 ChatGPT의 단일 질의도 비용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구글 검색처럼 “공짜처럼 느껴질 수준”이 되어야 경제 전반에 확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빅테크와 수많은 스타트업이 특정 AI 모델에 최적화된 자체 칩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결론: 반도체와 경제의 운명
투자 흐름을 보면 무어의 법칙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칩은 더 빨라지고 더 싸질 것이며, 그만큼 더 많은 기기에 쓰일 것입니다.
오늘날 자동차 한 대에 1,000개의 칩이 들어가지만, 10년 뒤에는 그 열 배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는 자동차뿐 아니라 우리가 의존하는 모든 제품에 해당됩니다.
결국, 세계 경제의 미래는 반도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