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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 Plus Sum Game을 만드는 협상 Agenda의 확대

I scratch your back. You scratch my back. 뜬금 없는 말 같습니다만, 내가 너의 등을 긁어주고 너는 나의 등을 긁어 준다는 내용입니다. 협상 스타일의 이슈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 말을 좋아하고 실제 유용하게 많이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협상을 시작한 후, 협상에서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희생해서 내가 다 가지려 하면, 많은 경우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상대방도 협상 타결로 타결하지 않았을 때보다 뭔가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자기가 모두 희생하면서까지 상대방의 이익만을 우선시할 이타주의자는 현실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타결이 안 되는 것까지는 괜찮을 수 있으나, 협상을 시작하기 전보다 오히려 서로간의 관계가 악화되고 적대적으로 되기가 십상입니다.

그런데, 단순하게 협상해야 할 대상이 하나일 경우 Zero Sum Game이 되고, 협상이 줄다리기가 되어서 협상이 쉽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느 한 쪽이 더 가질수록 그 상대방은 덜 갖게 되는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서로 쉽게 양보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많이 쓰는 방법이 협상 agenda를 하나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agenda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협상 agenda가 A로 한정될 경우, 그것을 서로 유리하게 하기 위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야 합니다만, 협상 agenda을 A에서 B, C, D 등으로 확대하면 서로 주고 받기가 더 용이해 집니다.

전에 물건(회사도 포함해서)의 가치는 절대적이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떤 물건에 대해 나는 200원 지불할 용의가 있고, 상대방은 100원에 팔 용의가 있을 수 있고, 그 때 일반적으로는 100원과 200원의 사이(ZOPA : Zone of Possible Agreement)에서 합의 가격이 결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협상 중에는 이렇게 정량적으로 중간 어느 지점에서 타협해야 하는 협상이 있는 반면, 때로는 all or nothing으로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경우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agenda를 내게 유리하게 관철했을 경우의 가치도 나와 상대방이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 특히 협상 agenda를 확대하는 것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A, B, C, D agenda가 여럿 있을 경우, A, B, C, D 각각에 대한 나와 상대방의 주관적 가치는 상당히 다를 수 있는데 이 경우 내가 꼭 취해야 하지만 상대방으로서는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은 내가 양보를 받고, 상대방은 꼭 가지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럴 필요가 적은 것들은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과정에서 주고 받기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내가 가려운 곳은 네가 긁어 주고, 네가 가려운 곳은 내가 긁어 준다는 말이 이런 맥락입니다. 협상의 가치 측면에서 볼 때 보면 전체적으로 나도 준 것보다 얻은 가치가 크고, 상대방도 준 것보다 얻은 가치가 크게 되서, 협상을 통해 Plus Sum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협상의 agenda는 외관상 협상의 대상이 한 가지로만 보일 수 있는 것들도 agenda를 확대할 수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가령 어떤 기업을 인수한다고 할 때, 외관상 일회성 인수 가격이 single agenda처럼 보일 수 있지만, 좀 더 고민하면 다른 요소들 가령, 지급시기, 지급 금액을 성과와 연동하는 방법(속칭 earn-out 지급 방식), 전체 인수 vs. 부분 인수, 직원과 임원 고용 승계 여부 등 다른 요소들로 협상의 agenda를 확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럴 경우 주고 받기를 통해 서로의 이익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타결할 여지가 더 커지게 됩니다.

내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서는 내가 스스로 인정하고 내부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실리와 명분이 필요한 것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내 주장은 다 맞는데 상대방이 억지고 막무가내여서 협상이 안 되고 있다고 한다던지, 상대방이 전혀 고려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도 무조건 상대방이 융통성이 없어 협상 타결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많은 경우 대부분 노련한 협상가의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협상의 타결이 나에게 확실히 유리하고,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을 때 나에게 엄청한 피해가 온다면, 내가 조금 양보하더라도 상대방에게도 협상 타결에 대한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경우 협상의 agenda를 많이 확대하여 서로 주고 받기를 할 수 있는 방안들을 깊게 고민해 보시면 도움이 되는 경우들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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