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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대, 강대국 경쟁과 지정학 (Superpower rivalry and geopolitics in Trump 2.0)

브루킹스연구소 린 쿽(Lynn Kuok) 박사와의 인터뷰

  • 트럼프 2기 출범기존의 불안정한 흐름을 가속하며 국제질서를 더 예측 불가능하고 취약하게 만들었음.
  • ·중 경쟁은 이념이 아닌 전략적 이해 충돌에 기반하며 단기 완화 가능성은 있으나 구조적 긴장은 지속될 것임.
  • 국제법과 다자협력은 여전히 국가들의 핵심 이익을 지키는 현실적 도구이며 세계는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협력 구조를 재정립해야 함.
본 자료는 세계경제포럼(WEF)의 Radio Davos와 아부다비 기반 The National이 공동으로 2025년 10월 제작한 특별 에피소드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Trump 2.0)가 촉발한 국제질서 변화와 그 영향, 특히 미·중 경쟁과 글로벌 지정학을 중심으로 브루킹스연구소 린 쿽(Lynn Kuok) 박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한국(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가 번역, 정리한 자료입니다. 본 번역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작성한 것이 아니며, 공식적인 번역이 아닙니다. 세계경제포럼은 그 내용이나 오류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또한 대담자의 견해는 한국(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요약 (Executive Summary)

1. 트럼프 2.0 이후 글로벌 질서의 변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세계는 법치주의 약화, 동맹의 흔들림, 힘의 재배분이라는 세 가지 주요 변화를 겪고 있음.

법치주의의 침식

미국이 근거 불명확한 대규모 관세를 여러 국가에 부과함으로써 글로벌 규범이 약화됨.

중국의 남중국해 활동,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기존 도전과 결합해 국제법 기반 질서가 크게 흔들림.

미국 동맹의 불안정

미국의 안보 공약 재검토 발언으로 유럽과 아시아 모두 미국 신뢰도에 의문 제기.

특히 아시아에서는 “미국 핵우산이 사라질 경우”라는 근본적 질문이 다시 부상.

힘의 균형 이동

경제·안보 불확실성 속에서 각국은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중이며, 그 공백을 중국이 메우는 흐름이 강화됨.

2. 충격 요인: 관세와 원조 철회

관세 도입 자체는 예상 범위였지만,

속도, 규모, 범위,

무역 적자와 무관한 국가까지 포함된 적용은 많은 국가들에 예기치 않은 충격이었음.

또한 미국의 해외 원조 프로그램 철회가 지나치게 급격하게 이뤄져, 각국의 대응 시간 부족과 함께 미국의 국제적 평판 하락으로 이어졌음.

3. 세계 각국의 대응 현황

린 쿽 박사는 동남아 순방을 통해

미국에 대한 실망·우려는 광범위하지만,

외교·안보 정책의 실질적 변화는 아직 제한적임.

그러나 경제 흐름의 변화가 시간이 지나면 안보 정책에도 영향을 주어, 전략적 재정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

4. ·중 경쟁의 성격과 지역 영향

동남아는 미·중 경쟁이 지역 불안정의 핵심 요인이라고 보지만, 모든 분쟁이 미·중 경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님.

태국–캄보디아 국경 충돌 등 지역 내부 요인도 존재.

남중국해는 중국의 확장주의가 근본 원인.

그럼에도 ·중 경쟁은 기존 갈등을 악화시키고 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흥미롭게도 두 강대국이 평화를 위한 경쟁을 하며 태국–캄보디아 휴전 중재 경쟁이 촉발된 사례도 있음.

5. ·중 관계 전망: 세 가지 관전 포인트

·중 경제 합의 가능성 → 합의 시 안정, 실패 시 긴장 심화.

미국 국방전략 방향 → ‘본토 중시’ 기조 속에서도 중국을 최우선 위협으로 규정.

중국의 위협 인식 → 과거 사건(중국 대사관 오폭, EP-3 충돌 등)에 기반한 장기적 불신.

결론적으로 단기적 완화는 가능하나, 구조적 경쟁은 지속될 전망.

6. 글로벌 거버넌스 변화

유엔안보리는 미··러 갈등으로 사실상 마비 상태에 가깝고, 국가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소규모 협의체(minilaterals)**를 강화하고 있다.

Quad(미·일·인·호), AUKUS(미·영·호), 기후·에너지·경제 소그룹.

UN이 완전히 무력해진 것은 아니지만, 정치·외교적 기능은 크게 약화되었음.

7. ·중 경쟁의 본질: 이념 아닌 이익 충돌

린 쿽은 미·중 갈등을 이념 대립으로 보지 않음.

이념은 미국이 국내·동맹 결집을 위해 사용하는 수사적 도구.

실제 원인은 전략적 이해 충돌과 영향력 경쟁.

아시아에서 미국도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인식 확산.

중동 역시 미국·중국을 이념이 아니라

단기 전략(미국) vs. 장기 전략(중국)
으로 구분해 인식하는 경향이 강함.

8. 2026년 희망하는 것

린 쿽이 희망하는 바는

국제법과 다자협력의 재평가.

국제법·규범을 지키고,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이

이상주의가 아니라

각국의 국익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함.

인터뷰 번역본 (주요 내용 중심)

본 대담은 WEF Radio DavosThe National이 공동 제작한 에피소드로, 트럼프 2기(Trump 2.0) 출범 이후 세계질서 변화와 강대국 경쟁을 중심으로 논의한 내용임. 세계경제포럼 Radio Davos 진행자 로빈 포메로이(Robin Pomeroy)The National의 편집장 미나 알오라이비(MIna Al-Oraibi)브루킹스연구소 리관유 동남아시아 석좌 연구원 린 쿽(Lynn Kuok) 박사(동남아·인도태평양 안보 전문가)와 진행한 인터뷰임.

로빈 포메로이(Robin Pomeroy), 세계경제포럼(WEF) 라디오 다보스 진행자:
저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라디오 다보스 진행자 로빈 포메로이입니다.

미나 알오라이비(Mina Al-Oraibi), 더 내셔널 편집장:
저는 아부다비에 있는 The National의 편집장 미나 알오라이비입니다.

로빈 포메로이:
오늘은 라디오 다보스와 The National의 팟캐스트 Beyond the Headlines가 함께 제작하는 공동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미나 알오라이비:
우리는 지금 두바이에서 촬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특별 에피소드에서는 세계경제포럼에서 논의되는 주요 이슈들이 중동과 전 세계를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이후 나타난 새로운 변화 속에서, 세계 권력 구도가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 또 안보·기후·에너지 전환 등 글로벌 의제를 두고 국가들이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를 다루겠습니다.

로빈 포메로이:
또 한 가지, 지금 고조되고 있는 미·중 간 긴장이 세계질서를 좌우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는지, 그리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저희는 특별한 게스트 한 분을 모셨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리콴유 동남아시아 연구석좌를 맡고 있는 린 쿽(Lynn Kuok) 박사입니다.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럼프 2.0 이후 세계는 달라졌는가

로빈 포메로이:
지금 ‘트럼프 2.0’이 시작된 지 거의 1년이 되었는데요. 그로 인해 세계는 12개월 전과 비교해 달라졌다고 보십니까?

린 쿽:
세계가 달라졌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모두가 새 미국 행정부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기존에 진행되던 여러 흐름을 가속시켰습니다.

우리는 지금 법치주의가 약화되고, 전통적 동맹이 흔들리며, 힘의 균형이 변화하면서 전반적으로 더 예측 불가능한 세계질서로 향하고 있다고 봅니다.

1) 법치주의의 침식

미국은 최근 근거가 다소 불분명한 전 세계적 관세 부과를 단행해 왔습니다. 이는 이미 중국의 남중국해 행동,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흔들리던 법치주의 체계를 더욱 약화시켰습니다.

2) 미국 동맹의 흔들림

올해 초, 미국 행정부가 유럽에 대한 안보 공약을 재검토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유럽 국가들은 미래의 미국 약속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헤이그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가 일시적 안도감을 주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당연히 아시아에서도 커다란 불안을 야기합니다.
특히 미국의 핵우산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오랜 질문이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

한국이 독자적 핵무장을 추진할 것인가?

일본과 대만에 미치는 영향은?

이 모든 것은 세계를 훨씬 더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3) 힘의 균형 변화

미국이 주도하던 무역·안보 체계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여러 국가는 새로운 경제·안보 파트너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운데 중국이 그 공백을 채우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세계질서는 과거와 매우 달라졌습니다. 모든 변화가 이번 행정부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강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예상된 관세였지만, 규모는 충격적이었다”

로빈 포메로이:
트럼프는 관세를 공약했기 때문에 놀라울 것은 없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9개월 동안의 전개는 정말 예상을 뛰어넘은 걸까요?

린 쿽:
그렇습니다. 많은 이들이 관세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의 규모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동남아 국가—예컨대 태양광 패널에 최대 3,500% 관세—는 전례 없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미국과의 무역에서 적자 상태인 싱가포르처럼, 미국에 불리하지 않은 국가에도 관세가 부과되었습니다.
단순한 무역 불균형 해소와도 맞지 않는 관세였던 셈이죠.

또한 동맹 변화도 예상되긴 했지만, 실제 전개 속도와 충격은 훨씬 더 컸습니다.

“원조 철회 속도도 충격적이었다”

미나 알오라이비:
첫 임기에서 경제 질서가 흔들렸다는 경험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말씀이신가요?

린 쿽:
맞습니다. 속도와 규모가 국가들을 더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미국은 아시아·아프리카 등 여러 지역에서 원조 프로그램을 급격히 철회했는데, 이처럼 갑작스러운 철회는 각국이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았습니다.

세계의 대응: 이미 시작됐는가?

로빈 포메로이:
세계는 이에 대응하기 시작했습니까? 아니면 앞으로 2~3년 동안 변화가 나타날까요?

린 쿽:
제가 최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을 여행했는데,
가장 분명한 것은 미국의 평판이 크게 악화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국가들의 외교·안보 정책이 실제로 변화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하지 않습니다.
다만 경제적 재편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안보 정책도 따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남아는 미·중 경쟁을 어떻게 보는가?

린 쿽:
동남아시아는 오래 전부터 미·중 경쟁이 지역 불안정의 주요 원인이라고 우려해 왔습니다.
하지만 모든 분쟁이 미·중 경쟁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

태국–캄보디아 국경 충돌 → 미·중 경쟁과 무관

남중국해 분쟁 → 중국의 EEZ 침해가 원인

그러나 미·중 경쟁은

기존 문제를 악화시키고

국제 협력을 더 어렵게 만들며

지역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긍정적 사례도 있습니다.
미·중이 태국캄보디아 분쟁 중재 경쟁을 벌이며 희미하지만 ‘평화를 위한 경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중동의 사례 — “미국의 행동이 변화를 촉발한다”

미나 알오라이비:
중동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습니다.
미국은 가자 전쟁 초기 개입을 꺼렸지만, 개입하기로 결정하자 급격히 상황이 움직였습니다.

이런 ‘행동력’이 다른 나라들을 움직이게 했죠.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한층 긴밀히 협력한 것도 미국의 행동에 대응하려는 흐름이 있었습니다.

이런 역학 속에서, 미국도 중국도 아닌 국가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린 쿽:

미국을 흑백논리로 보지 않아야 합니다.
어떤 조치는 부정적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긍정적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지역 국가나 기구가 후속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미국이 휴전(ceasefire)를 만들었다면, 그 이후 이행·감시는 다른 국가나 지역 기구가 맡을 수 있습니다.

미·중 관계 개선 가능성은?

린 쿽:
세 가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1) 미국중국 경제 합의 여부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경제 합의가 나오면 긴장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첫 임기처럼 강경파가 다시 영향력을 강화하며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2) 미국 국방전략의 방향

‘서반구와 미국 본토 중심’으로 전환된다는 보도가 있지만,
중국을 “최우선 위협”으로 규정하는 발언도 있습니다.
즉, 중국 견제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중국의 행동과 위협 인식

중국은 오랜 기간 미국의 위협을 경험했다고 인식해 왔습니다.

1995–96년 대만해협 위기,

1999년 베오그라드 중국대사관 오폭,

2001년 EP-3 정찰기 충돌 사건,
이런 사건들이 중국의 위협 인식을 강화해 왔습니다.

따라서 겉으로는 완화되더라도, 구조적 긴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계 거버넌스와 미·중 경쟁

린 쿽:
미·중 경쟁과 UN 안보리의 마비는 국가들로 하여금
**소규모 협의체(minilaterals)**로 이동하게 만들었습니다.

예:

기후·에너지 소그룹

사안별 경제 협력

안보 분야의 Quad(미·일·인도·호주)

AUKUS(미·영·호)

UN이 무력해진 것은 아니지만, 주요 분쟁(남중국해·대만·가자·수단 등)에서 정치·외교적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UN 개혁 논의도 있지만, 구조적 문제—특히 거부권—때문에 단순한 안보리 확대는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미국·중국 대립, 이념 문제인가?

로빈 포메로이:
냉전처럼 명확한 이념 대립은 없어 보이는데 왜 갈등은 계속되나요?

린 쿽:
미·중 갈등의 원인은 이념이 아닙니다.
이념은 미국이 국내 지지층과 동맹을 결집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실제 갈등의 원인은

서로의 전략적 이해 충돌

아시아·세계에서 누가 주도권을 갖는가

또, 아시아 국가들은 점점 미국도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중동의 시각 – “이념이 아니라 행동의 차이”

미나 알오라이비:
중동에서는 미국이 이제 더 솔직해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가치 외교가 실제 행동과 맞지 않았던 사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중국의 차이는

이념이 아니라

단기적 전략(미국) vs. 장기 전략(중국)
입니다.

2026년에 희망하는 것은?

로빈 포메로이:
희망을 찾기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점에서 희망을 보십니까?

린 쿽:
저는 희망을 국제법과 다자주의에 대한 재인식에서 찾습니다.

국제법 준수와 협력은

이상적 구호가 아니라

각국의 국익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 수단입니다.

국가들이 국익을 좁게 보느냐, 넓게 보느냐가 중요합니다.
지금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가능하게 한 국제 규범과 제도는
지켜내야 할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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