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edIn 아니쉬 라만 부사장과의 인터뷰
- 지식경제의 종말과 새로운 전환기: 학위나 전공만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으며, AI가 직무를 재편하면서 기존의 커리어 경로가 해체되고 새로운 경제 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 개인의 지속적 성장 전략: 장기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의 계획(Today Plan)’으로, 매일 새로운 학습과 자기개발을 통해 회복력·적응력·독창성을 키우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 기회의 민주화 가능성: AI로 인해 초급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으나, 동시에 젊은 세대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네트워크, 평생학습 역량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며, 사회·제도적 적응이 뒷받침된다면 더 나은 일자리가 열릴 것이다.
본 자료는 세계 최대의 비즈니스 및 고용 중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플랫폼인 LinkedIn(링크드인)의 아니쉬 라만(Aneesh Raman) 부사장이 영국 공영방송 BBC와 2025년 8월 인터뷰한 내용을 한국(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가 번역하여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자료원 : BBC Global 유튜브 채널). 대담자의 견해는 전적으로 대담자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
취업난 세대에게 주는 3가지 조언1. 당신 자신을 지지하라. 2.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3. 배우고 또 배워라. |
요약 (Executive Summary) |
젊은 세대의 일자리 위기와 대응 전략
1. 현재 상황과 위기 요인
청년 실업률 상승: 신입사원·대학 졸업생의 실업률은 국가 평균보다 높음.
복합적 압박: 경기 불확실성 + 인공지능(AI)의 초급 업무 대체 → ‘퍼펙트 스톰’ 발생.
세대별 차이: Z세대는 미래에 대해 가장 비관적이며, 과거 세대보다 취업 과정에서 큰 어려움 직면.
2. 지식경제의 종말과 새로운 경제의 도래
지식경제의 한계: 과거에는 컴퓨터공학 등 특정 전공이 안정된 커리어로 이어졌으나, 지금은 학위만으로는 직업 보장 불가능.
새 경제 질서: AI가 직무의 70%를 변화시킬 전망(2030년까지). 동시에 **새로운 직업군**이 계속 창출될 것.
기업의 요구 변화: 단순한 기술 능력보다 윤리·철학적 사고, 적응력, 회복력, 독창성을 중요시.
3. 개인 차원의 대응 전략
‘오늘의 계획(Today Plan)’
10년 장기 계획보다 매일의 학습·성장·적용을 중시.
모든 직업은 변하기 때문에, 위치와 직함보다 개인의 고유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함.
차별화된 역량 개발
소매·서비스·의료 등 다양한 업종에서 배울 수 있는 인내력·대응력·대인관계 기술이 장기적 가치 보유.
“나만큼 나 자신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자기 확신 강조.
네트워크 구축 & 평생학습
인맥과 협력이 기회의 핵심 자원.
졸업은 끝이 아니라 출발선 → 끊임없는 학습과 자기계발이 필수.
4. 정책 및 사회적 시사점
기회의 민주화: 리더와 제도가 변화에 적응하면 더 많은 기회 창출 가능.
위기 계층 지원: AI 대체 직종 종사자, 저소득층 청년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으므로 집중 지원 필요.
긍정적 전망: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일자리와 다양한 선택지가 등장할 것.
핵심 메시지:
청년 고용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경제 구조 전환의 신호입니다. 장기 계획보다 ‘오늘의 학습과 성장’이 더 중요하며, 자기 정체성과 네트워크, 평생학습 능력을 갖춘 개인이 미래의 기회를 선도할 것입니다.
인터뷰 전체 번역본 |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 BBC Global
Aneesh Raman(LinkedIn 부사장) :
개인 차원에서 보면, 10년 계획 같은 건 세울 수 없습니다. 10년 뒤 어떤 일자리가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요. 신입 사원이나 졸업생들은 제가 ‘완벽한 폭풍(perfect storm)’이라고 부르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이 존재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이 이제 막 신입 수준의 업무를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급 업무를 노리는 AI의 등장은 결국 젊은 세대와 졸업생들의 실업률을 전국 평균보다 더 높게 만들고 있습니다. Z세대는 다른 어떤 연령대보다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체된 경력 경로에서 벗어나, 이제는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경력 경로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찰스 디킨스가 말한 것처럼 “최고의 시기이자 최악의 시기”인 셈이지요. 그러나 저는 AI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난 이후에는 사람들이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되고, 더 나은 ‘인간다운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10년 계획’이 아니라 ‘오늘 계획’입니다. 오늘 계획이란,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고,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을 밀어붙이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디에서 일하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현재 구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 적용하는 것이죠.
지금 어디에서 일하든—세계 최대 기업의 CEO든,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신입 직원이든—모든 일자리는 변화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똑같이 해야 할 일은 ‘오늘 계획’을 갖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모두를 평등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우리 모두가 같은 처지에 있기 때문이죠. 만약 리더와 제도가 여기에 적응한다면, 우리는 기회의 민주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학 졸업 후 더 힘든 세대
Katty Kay(진행자. BBC Special Correspondent):
Aneesh,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 주제를 오랫동안 다루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제 아들도 25세로 석사 학위를 마쳤지만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그의 여자친구 역시 석사 학위를 두 개나 가졌음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NPR 등에서 끊임없이 대학 졸업생의 일자리 위기를 다루는 기사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제 큰아이들이 5~6년 전에 졸업했을 때는 전혀 그런 어려움이 없었죠.
그렇다면 일부 졸업생들이 다른 졸업생들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걸까요? 5년, 10년 전에는 모두가 자녀에게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라고 권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시를 전공하라고 권해야 할까요?
Aneesh Raman:
컴퓨터공학은 지식경제의 대표 학문이자 ‘심벌(Poster Child)’ 같은 존재였습니다. 특히 저처럼 이민자 출신 공동체에서는 자녀를 컴퓨터공학 쪽으로 진출시키는 것이 안정과 성공의 길이었죠. 큰돈을 벌 수 있는 보증수표였고, 그 당시의 ‘수학적 계산’은 옳았습니다. 그러나 지식경제는 이제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경제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공학 학위를 딴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기사들이 쏟아지는 겁니다.
제가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도 썼지만, 평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업무 중 96%가 AI에 의해 곧 대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직업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직업의 성격이 바뀐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고용주들은 이제 “컴퓨터공학 학위가 있다면 철학 부전공도 했는가? 내가 만드는 것의 윤리적 함의를 고민할 수 있는가?”라고 묻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이 학위를 땄으니 저 직업을 달라”는 일대일 공식이 통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학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내가 배운 것을 토대로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일자리 가치의 재편
소매업 같은 직업은 과거 지식경제 시대에는 가치가 낮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소매업 경험을 통해 ‘회복탄력성, 적응력, 어려움 극복 능력’을 증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고용주가 찾는 역량입니다.
앞으로의 일자리는 직책이나 직급이 아니라 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에너지, 회복력으로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저는 제 아이들이 10살, 8살인데, 그들에게 가장 심어주려는 것은 바로 자기 정체성, 자기 가치감, 그리고 어려움을 잘 감당하는 힘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오래가는 기술입니다.
AI가 빼앗을 신입 일자리?
Katty Kay:
LinkedIn 조사에 따르면, 경영진의 63%가 AI가 신입들의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Z세대는 아무리 스스로의 이야기를 잘 포장하고,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아도 결국 신입 자리가 사라지는 게 아닌가요?
Aneesh Raman:
우리는 확실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동일한 비율의 경영진이 “신입 직원들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사고를 가져오며, 이는 비즈니스 성장에 가치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AI 시대에 가장 고생하는 세대가 동시에 ‘AI 네이티브’ 세대이기도 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바와 기업이 새롭게 해야 할 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세대이지요.
새로운 경제의 시작
지식경제 시대는 50년간 이어졌지만 이제 끝나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경제가 출현할 때는 언제나 혼란이 먼저 옵니다. 농업에서 공업으로, 공업에서 사무직으로 넘어갈 때도 그랬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2030년까지 평균 직업의 70%가 성격이 달라질 것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직업도 생겨날 것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은 없었고, 20년 전에는 ‘데이터 과학자’도 없었죠.
따라서 지금 신입이라면, 기업들이 이 전환을 어떻게 계산할지에 따라 희생양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 라인을 함께 만들어갈 주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스스로 끊임없이 기술과 전문성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나쁜 출발이 주는 장기적 영향
Katty Kay:
만약 이 신입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젊은 졸업생들에게 어떤 손실이 있을까요?
Aneesh Raman:
연구에 따르면, 첫 단계에서의 실업 경험은 장기적으로 큰 불이익을 줍니다. 커리어가 뒤처지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벌어집니다.
물론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격차는 다릅니다.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은 창업이나 재도전을 통해 쉽게 회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시작부터 좌절할 위험이 큽니다. 특히 AI로 가장 빠르게 타격을 입을 직군과 저소득층 청년이 가장 취약합니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습니다. 소매업, 서비스업, 의료 등은 여전히 사람을 필요로 하고, 이 분야에서 습득한 기술은 경력 전반에 걸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취업난 세대에게 주는 3가지 조언
Katty Kay:
수백 개 이력서를 내고도 거절만 당하는 22세 대학 졸업생이나 불안해하는 부모에게 어떤 세 가지를 조언을 주겠습니까?
Aneesh Raman:
1. 당신 자신을 지지하라.
역사적으로 ‘일’은 늘 기술 중심이었지, 인간 중심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인간을 다시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당신의 호기심, 에너지, 개성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누구도 당신만큼 ‘당신’일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세요.
2.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사람들이 불안할수록 오히려 사람들끼리 서로를 찾습니다. AI보다도, 검색엔진보다도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합니다. 직업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은 바로 당신의 네트워크입니다.
3. 배우고 또 배워라.
졸업했다고 학습이 끝난 게 아닙니다. 이제는 매일, 평생 배우며 살아야 합니다. 실패하더라도, 그 끝에는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일 학습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이 세 가지를 실천한다면, 비록 힘들더라도 스스로 길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커리어를 시작하는 세대는 산업혁명 이후 어느 세대보다도 더 나은 일,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