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상식적이라고 생각한 것이 잘 살펴보면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들이 있습니다. 제약 이론은 이런 측면에서 아주 예리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보통 효율성 또는 생산성을 가동율과 비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이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어떤 기계가 있을 때 capacity의 30%로 수준으로 가동되는 것보다 90%로 가동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가 많고, 어느 직원이 있을 때 근무시간의 30%만 일할 만큼의 일거리가 있는 것보다 근무 시간의 대부분을 몰두하여 일할 만큼의 일거리를 줄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한 상황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 기계, 어느 공정 하나만으로, 또는 어느 한 사람, 또는 어느 한 부서의 인력만으로 생산품이 완성되는 경우라면 몰라도,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다른 생산 공정을 거쳐야 하고, 또는 최종 결과물이 다른 사람, 다른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되는 성격이라면(요즘은 많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한 공정 또는 한 부서의 가동율이 지나치게 높아져서 본의 아니게 속칭 병목(bottleneck)이 되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제약이론에서 간단한 비유로 많이 인용되는 것이 보이스카웃 팀이 함께 산에 올라야 하는 미션의 사례입니다. 팀원 중에는 산을 매우 빨리 오르는 친구도 있고, 대부분 친구들이 비교적 빠르게 산을 오른다 하더라고, 결국 팀의 등산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가장 빠른 친구의 속도도 아니고, 팀원들의 평균 속도도 아니고 결국은 가장 느린 친구의 속도로 전체 팀의 등산 속도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팀의 등산 속도를 앞당기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느린 친구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고, 이를 위해 가장 합리적인 인원 배치 순서를 모색하고, 느린 친구가 속도를 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것입니다.
일관 생산 라인을 지닌 공장에서 아무리 다른 공정은 capa가 여유가 있더라도 한 공정에서 capa가 부족하거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병목이 되면 생산성은 결국 여기가 관건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굳이 공장이 아니더라도 사무실에서도 협업으로 과제를 완수해야 할 때 한 친구 또는 한 부서에게 너무 일이 몰리면 전체 일의 완료 속도가 저하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떤 부서의 가동율이 100%에 근접하게 되면, 외관상 효율적인 부서로 보일 수 있지만, (그 부서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도) 전체 생산성을 제약할 수 있는 큰 Risk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생산량이라는 것은 대체로 어느 정도 불규칙하고(평균 100개 생산하던 사람은 평균으로 100개 생산한다는 것이지 어떨 때는 110개 어떤때는 100개 또는 어떤 때는 90개를 생산하기 때문에 평균 100개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또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요즘 코로나 사태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질병이라든지 휴가라든지 등등)하면 그 부서가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 경우 그 부서가 병목이 되지 않도록 일을 재배분하고, 작업 일정을 조정하고, 필요하면 일정 업무를 외주를 주어 업무를 덜어 주고, 또 어떨 때는 충원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약간 주제에서 벗어난 감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인원의 증대에 대해서는 좀 더 다른 요소들까지도 고려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인원의 증대는 처리량의 증대도 가져오지만 많은 경우 이로 인한 내부 일 자체도 증대시키기 때문입니다. 한두명 있을때보다 다섯 명 있을 때 신경쓸 일이 많으며 열 명 이상이 있게 되면, 내부 power와 politics 문제도 있을 수 있고, 대부분의 경우 조직관리의 이슈를 새로 생기게 해서 외부 서비스에 집중하기도 바쁜데 내부 일 처리에 시간과 노력을 소요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병목(Bottleneck)이 전체 생산성을 결정한다는 것이 제약이론이고, 이러한 병목(Bottleneck)의 생산성(보다 정확한 용어로 Throughput(처리량))을 증대시키는 것이 전체 생산성 증대의 핵심이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이스라엘 출신의 물리학자에서 경영컨설턴트로 변신한 엘리 골드렛이라는 사람이 “The Goal”이라는 소설 형식의 책을 1984년에 미국에서 출판하여 유명해진 이론입니다. 맞는지 틀린지 모르겠지만, 당시 위기에 처한 미국의 제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비법으로 생각되어, 산업 경쟁국으로 이론의 누출 방지를 위해 17년 동안 번역을 금지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위에 다소 횡설수설하면서 설명드렸습니다만, 유튜브에서 검색하다 보니 제약 이론을 간략히 잘 정리하여 올려 둔 것을 발견하여 아래 공유합니다. 짧은 내용이지만 한번 보시면 요지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하실 것으로 생각되며, 시간적 여유가 되시는 분은 “The Goal” 번역본 한 번 읽어 보시면 재미 있으실 겁니다.